피천득의 소망의 시에 이런 구절이 문듯 생각났습니다. "나무잎이 흔들릴때라야 바람이 분다는 것을 느낄수가 있고...햇빛조차 나와는 전혀 무관한 곳에서 빛나고 있었다..." 한심하게도 나무잎이 흔들리는 것을 보고서야 알아채겠는데... 그렇게 느끼는데... 느끼고 생각하고 알고 되새기고 다짐하건만... 가만히 앉아있습니다. 일상에 붙잡혀 그렇게 그곳에서 헤매이고 있습니다. 저의 머리속은 온통, 지금 진행하는 프로젝트와 고객사의 전화, 앞으로의 사업계획으로 꽉 채워져있습니다. 일의 실패가 두렵고, 언제 또 드러날 줄 모를 저의 안일함과 나태함이 두려우며, 나보다 훨씬 큰 경쟁사와 사람들의 앞서감이 두렵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채우지 못할 급여일이 두렵고, 여자친구의 스트레스가 두려우며, 어머님의 슬픈 표정이..고단한 당신 삶을 위로해주지 못하는 못난 자식의 태연함이 두렵습니다. 나의 사랑을,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이라 외치는 신앙고백을... 행동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그곳에서 헤매이고 있습니다. 그렇게 느끼고 생각하고 알고 되새기고 다짐만 합니다. 사랑한다라고, 당신만을 따르겠노라고, 당신의 마음에 꼭 드는 자녀 되겠노라고 기도하고 고백합니다. 그렇게 고백하고 느끼고 말합니다. 기도와 고백만큼, 나의 사랑! 나의 믿음!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사랑하는 나의 가족! 우리의 신앙고백! 가만히 앉아만 있기 싫습니다. 일상에 붙잡혀 그렇게 헤매이고만 있고 싶지 않습니다. 사랑을 행동하고 싶고 믿음 또한 표현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책상다리하고 있는 아랫도리는 풀려 펴지질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어떻게 해야 나의 일상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너무나 답답하고 채울 수 없고, 무지한 우리 시간을...앎을..행동을... 이 모든것 주님께 먼저 봉헌드릴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이 모든 것 거뜬히 미소지으며 짊어질 수 있을까요. 그렇게 행동하고 그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하나씩 하나씩 그렇게...우리 함께 기도하며 더욱 사랑하고 열심히 행동해야 한다라는 뻔한 내마음 속의 대답이나마 소중히 여겨집니다. 나의 하느님 나의 주님께 더 많이 맡기고 더 많이 의지하며, 성호경을 그으며 항상 고백하듯 나의 모든것 나의 지성과 가슴과 온몸을 당신께 바쳐야 할 것입니다. 부족한 저의 모습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우리 함께...기도해요.. 함께 사랑하며 함께 부르짖으며 함께 행동해요. 함께이니...할 수 있겠죠? 저...나이만 먹은 겁쟁이인거 같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비천하고 미련한 조땡유리입니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저의 지성과 마음과 나의 모든 책상다리를 풀어주세요. 미안함, 두려움, 일상, 삶, 의무감...이모든 것앞에 당신 있음을... 행동하게 하소서. 비워 버릴 수 있게 하소서.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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