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찬양연습을 하고 나서 생각한 바가 있어서 글을 좀 씁니다. --------------------------------------------------------------------------------------------------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연습할 때는 개인이 준비해 온 것을 실전에서 쓸 것처럼 갈고닦아야 한다는 거구요, 실전에는 연습할 때 했던것 만큼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 동안 했던 이야기중에 가장 큰 거짓말이 있는데, 그것은 "무대체질" 내지는 "실전에 강하다"라는 식의 표현입니다. 실제로는, 실전에서 나오는 자기 실력은 50~80%정도라고 볼 수 있죠. 특히나 우리 모임처럼 실전 전에 신체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경우에는 이거보다 더 낮아지구요. 그래서 여기에 한 가지 교훈이 있습니다. 자신의 성취를 주관적인 느낌을 가지고 판단하지 마라는 것입니다. 술 한잔 걸치고 음악을 하면 저도 지미 헨드릭스나 잉위 맘스틴 정도 하는 거 같은 생각이 듭니다. 기분탓이죠. 연습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연습입니다. 우리가 모여서 하는 연습은 엄밀히 말하면 개개인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팀"을 위한거죠. 좀 독하게 말하면 연습시간에 "나는 어떻게 해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치이고 게으른게 되는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하면 제 얼굴에 먹칠하는게 되거든요, 지금까지 센터 찬양부의 어떤 선배들도 개인연습을 어떻게 하라고 하질않았거든요. 하라고만 했죠. 파트별로 조금 다를 수는 있겠지만 "연습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이 필요할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서론이 지독히 길군요. 그냥 "쬐끔"오래 했던 사람의 노파심이라고 이해해주십쇼. 1. 기본기를 닦는다. 위대한 탄생에서 박칼린이 이런 이야기를 했었죠. "감정도 그걸 표현할 기술이 있어야 표현이 된다"고. (대충 이런 뜻이었죠?) 예를들면, 지독히 노래를 못하는 사람이 열심히 내 모든걸 담아 노래한다고 해서 그게 감동적이겠느냐, 딱 한 경우에는 감동적일겁니다. 하느님은 그 진심을 알아주실 겁니다. 근데 우리는 인간이라 그런거 모릅니다. 소음입니다. 듣기 싫을거죠. 기본적인 음정을 지키는 방법, 박자를 몸에 익히는 방법, 악기(성대)의 특성을 익히는 방법, 소리의 크기를 조절하는 방법, 음의 지속시간을 조절하는 방법, 음악적 해석에 따라 표현하는 방법, 파트에 따라 서로 각론은 다를지 모르겠지만 기본 구성은 동일하겠죠. 그런 기본기는 항상 닦아야 하는겁니다. 연습할 장소나 시간이 없다는 것은 결국 핑계가 되겠죠. 하다못해 이미지 트레이닝이라도 하십시오. 계속해서 생각을 하다보면 답이 나오게 됩니다. 2. 표현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한다. "웅산"이라는 재즈보컬리스트가 "블루스"라는 음악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오늘은 비가왔어'라는 가사를 가진 노래가 있을 때, 어떻게 부르냐에 따라 비가와서 좋다는건지 싫다는건지, 우울하다는건지 달라진다." 비단 블루스만은 아니죠. 모든 음악이 다 그렇죠. 성가라고 거룩하기만 하진 않잖아요? 밝은 느낌, 경건한 느낌, 무거운 느낌, 신나는 느낌... 또는 하나를 듣고도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도 하구요. 이런 것을 표현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느냐라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리듬감, 템포, 아주 작은 음의 피치 조절, 소리의 세기 등등... 1번에서 닦은 기본기를 가지고 이것을 표현해 내는 겁니다. 만약에 기타라면, 뮤트, 커팅, 스케일 이런 것들을 연습했다가 표현해야 할 곳에 적절하게 쓰는 것, 이런 식이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우선은 노래와 노랫말을 진지하게 읽어보고 가져야 할 느낌, 노래의 흐름을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그 흐름에 맞춰 어떤 식으로 이걸 써야할 지 계속 고민해야 합니다. 3. 음악을 많이 듣는다. 기본기와 표현력, 이 두 가지 요소를 더욱 풍부하게 하는 것이 음악을 많이 듣는 겁니다. 성가나 찬양을 많이 들으라는 이야기는 아니고 가요를 많이 들으라는 것도 아닙니다. 무슨 노래를 듣든지 때론 진지하게 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런 노래에서는 이런 표현을 쓰고 이런 노랫말은 이렇게 해석하는구나, 이런 기법을 이런 곳에서 쓰는데 이렇게 적용해보면 좋겠구나 하는 것들을 생각하라는 겁니다. 어차피 아마추어란게 제대로 교육받은 사람들은 대부분들 아니다보니 중요한 소스를 찾을만한 것들은 이미 만들어진 노래이고, 또 생각보다 이런식으로 프로듀서의 길을 걷는 사람도 좀 있더라구요. 하나 더 할 이야기는, 음악이란게 (뭐 너무 많이 갖다붙이는 표현이지만) 생명체같아서, 같은 노래도 할 때마다 틀리다는거... 그래서 똑같은 노래를 반복할때도 위에서 언급한 방법론대로 미리 개인연습을 해야한다는 겁니다. 그러고 나서 모였을 때는 서로의 해석방법을 공유하는거죠. 물론 그 전에 모임의 리더는 서로의 파트를 미리 쪼개주면 더 효율적으로 개인연습을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기본기, 표현력, 해석은 항상 모여서 하는 연습 전 반드시 해야하는 일입니다. 일반론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각론에 대해서는 알아서 열심히 공부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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