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아버지의 뜻 주제성구: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마태오 20,22 마르코복음 14장 32절에서 42절 32 그들은 겟세마니라는 곳으로 갔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내가 기도하는 동안 너희는 여기에 앉아 있어라.” 하고 말씀하신 다음, 33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데리고 가셨다. 그분께서는 공포와 번민에 휩싸이기 시작하셨다. 34 그래서 그들에게 “내 마음이 너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다. 너희는 여기에 남아서 깨어 있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35 그런 다음 앞으로 조금 나아가 땅에 엎드리시어, 하실 수만 있으면 그 시간이 당신을 비켜 가게 해 주십사고 기도하시며, 36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빠!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무엇이든 하실 수 있으시니,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것을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을 하십시오.” 37 그러고 나서 돌아와 보시니 제자들은 자고 있었다. 그래서 베드로에게 “시몬아, 자고 있느냐?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더란 말이냐? 38 너희는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여라. 마음은 간절하나 몸이 따르지 못한다.” 하시고, 39 다시 가셔서 같은 말씀으로 기도하셨다. 40 그리고 다시 와 보시니 그들은 여전히 눈이 무겁게 내리 감겨 자고 있었다. 그래서 제자들은 그분께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몰랐다. 41 예수님께서는 세 번째 오셔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아직도 자고 있느냐? 아직도 쉬고 있느냐? 이제 되었다. 시간이 되어 사람의 아들은 죄인들의 손에 넘어간다. 42 일어나 가자. 보라, 나를 팔아넘길 자가 가까이 왔다.”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가슴 깊이 새기고 그 속에 담긴 주님의 사랑을 통해 주님부활을 기다리는 사순시기입니다. 사순시기를 보내면서 십자가의 고통 속으로 걸어들어 가셨던 주님의 마음을 떠올려 보게 됩니다.
복음의 예수님께서 마시려는 잔은 섬김의 잔이자 목숨을 내어 놓는 잔입니다. 그 잔 앞에서 예수님은 밤을 새워가며 기도하고, 아버지의 뜻을 찾습니다. 아버지의 뜻.. 그것이 어떤 것이든 아버지의 뜻이기에 받아들이는 예수님.
“내가 기도하는 동안 너희는 여기에 앉아 있어라.” “너희는 여기에 남아서 깨어 있어라.” 예수님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눈이 무겁게 내리 감겨 자고 있었다.” 예수님이 기도 하시는 동안 잠이 들어 버린 제자들. 제자들은 예수님과 많은 날을 함께 했지만 예수님의 삶을 살피고 되돌아 보지는 못했나 봅니다. 급한 마음에 삶을 살다며 보면 정작 중요한 것들을 제자들처럼 놓치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사건이 내게 무슨 의미였는지, 그 사람의 진심은 무엇인지 헤아리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함께 오랜 시간을, 많은 사건을 경험했다고 해서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린다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정말 사랑한다면, 내가 아닌 상대의 뜻을 읽으려고 노력해하는 건 아닐까요. 사순시기를 보내며 우리는 예수님의 마음을 얼마나 헤아려 보고 있을까요. 하느님의 뜻을 읽으려고 얼마나 노력하고 있을까요? 나와 다른 사람들의 진심에 얼마나 귀 기울이고 있을까요? “내가 기도하는 동안 나와 함께 해 주지 않겠니?” 그렇게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누군가의 진실한 마음의 울림을 모른 체 잠을 자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 봐야겠습니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예수님께서 마시려고 했던 섬김과 사랑의 잔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묵상하고, 예수님께서 아버지 뜻대로 그 길을 가셨던 것처럼 우리도 내 뜻이 아닌 주님의뜻을 따라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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