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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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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요한
(등록일 : 2012-05-10 00:24:09 |
IP : 114.206.234.199 |
Hit : 6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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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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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
| 당신이 바라는 성서모임의 이상향은 무엇입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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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하나씩 재미없는 글을 올려볼까 합니다. 나중에라도 재발견되면 좋겠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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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주 어릴 때, 그러니까 대학교(?) 1학년 때, 성서모임은 거머리였습니다.
우리 그룹봉사자 누나가 "누나가 노트는 배껴줄테니 연수좀 다녀오면 안되겠니?"라고 자꾸 하셔서
"어릴쩍부터 우리집은 가난했었고, 남들 다가는 외식...."이런 뭐 핑계를 댔었죠ㅎㅎㅎ
1년 후, 그러니까 창세기 연수동안에는 안티였어요.
그냥 나흘동안 아무 생각없이 따라만 다니는데, 왜 서울에서는 가톨릭대에서 연수를 하거든요.
밖에서 사물놀이패 연습하는 모습, 운동장에서 농구하는 모습들... 탈출욕구가 샘솟았더랬죠ㅋㅋㅋ
그런데, 우연히 그룹봉사를 하게 되었고,
우연히 연수봉사도 하게 되었고,
우연히 탈출기 그룹봉사도 하면서,
저는 정말 성서모임은 "전가의 보도이다"라고 생각하고 맙니다.
문제는 그때부터였어요.
"이 좋은걸 왜 너희는 안하니?"라고 생각하던 즈음입니다.
애를 써도 그룹이 안모이고 모이고 나면 제가 바빠서 봉사가 안되고...
뭐 그 이후에는 마산와서 봉사하고, 서산에서 그룹봉사하고 그런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마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경험을 했던 때가 그 어릴 때, 나름의 모임에서 실패를 겪던 때였던거 같습니다.
흔히 그런 이야기들을 합니다. 연수 다녀오면 모든게 변할거 같지만 세상은 그대로고 나도 다시 돌아온다고.
근데 한편으로는, 이건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거든요. 마침이 아니라 파견이구요.
그래서 사실은 연수는 너무 작은 부분이고 정말 큰 부분은 연수 이후의 삶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성서모임이 책임져야 하는 부분은 이 모두를 아우르는 라이프사이클, 생명주기라는 겁니다.
따라서 이상향이 필요해지는거죠. 이 생명주기를 아울러 우리가 가지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사실 우리의 모토가 있긴 하지만 그 비전을 위해 가져야 하는 현실적인 것들을 나열하는 것도 나쁘지 않죠.
저의 경우엔, "성경을 자기화하는 능력"이 그런 이상향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성경은 하느님의 말씀을 담은 진리의 책임과 동시에 그 안에 "삶"을 담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그것이 내 "삶" 안에서 해석될 수 있겠구요. 그게 "말씀을 살고"의 한 방법이 될 수 있겠죠.
"봉사"라고 하는것도 사실은 "삶"의 부분집합이 되겠구요, 교회 안의 삶도 마찬가지이구요.
자꾸 정치적인 글을 쓰는것도 제 나름대로 "삶"으로 해석하는 방법이기도 했습니다.
교회 안의 삶만 내 삶이 아니라고, 타인의 삶도 내 삶의 영역에 들 수 있구나 생각도 들어서요.
한편으로는 탈출기 이상에서는 자료집이나 참고서적을 그룹원들과 공유해버려야 싶기도 해요.
일정한 생각의 틀을 요구하는 우리 문제집 특성상 생각이 자라나기 힘들다 싶기도 하구요.
뭐 아무튼 재미없는 글은 여기까지 쓰구요,
그래서 제가 대학교 1학년때 노트를 배껴주시겠다던 그 분은 지금 무얼하시느냐 하면요,
한 7년 전에 스리랑카로 건너가서 불교를 공부하시다가 지금은 인도 전통무용인 "오디시"를 하고 계세요ㅎ
그걸 보면서 저도 제 "삶"을 그냥 비틀어버리고 싶은데 그건 또 아니다 싶기도 합니다ㅎㅎ
어쨌거나, 내 "삶"을 가지고 성경을 자기화시키는 봉사자가, 사회인이 되시길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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